코리아타임뉴스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구 아트웨이 갤러리(정공단로 9)에서는 오는 8월 6일까지 박주현 조각가의 개인전 ‘도구의 기억 ; 소환’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망치, 톱, 카메라, 붓, 악기 등 기능적 사물들을 조형적으로 재조합함으로써, 도구가 인간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성찰하는 자리다.
박주현 조각가는 “도구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인간의 신체를 확장하고, 삶의 흔적을 담아내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25점의 작품은 단순히 물리적 형태를 넘어서, 도구가 인간의 확장된 신체이자 삶의 은유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손을 대신해 만든 도구는 노동과 창조, 파괴와 기억이라는 인간 행위의 단면을 대변한다.
작가는 이를 인간의 형상과 병치하거나 결합함으로써, 그 사물이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묻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형상들이다.
일부 작품은 마치 인간의 신체가 도구화되거나 도구가 신체의 일부처럼 융합되어 있어, 경계가 사라진 존재의 불확실성과 덧없음을 암시한다.
이는 죽음 이후에도 사물로 남는 인간의 흔적, 혹은 인간이 사물에 부여한 생명력에 대한 사유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오브제 표현을 넘어, 도구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되묻는 조각적 철학의 실천이다.
박주현 조각가는 우리로 하여금, 무심히 지나쳤던 사물들 속에서 삶의 서사를 읽고, 죽음의 침묵 속에서 존재의 소리를 듣게 한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일상적인 도구를 매개로 인간의 본질을 고찰하는 이번 전시회는 동구의 기억과 인연을 예술로 풀어내고자 한 아트웨이 갤러리의 개관 목적과도 잘 어울린다”며 이번 개인전 개최를 환영했다.
▲ 박주현 조각가 작가노트
나는 일상의 사물 중에서도 노동의 도구들을 직관적으로 선택하여 작업에 활용했는데, 작품에 사용할 오브제로서의 도구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 전 단계로 도구를 수집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구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거나 느낀 노동자들의 삶을 글로써 기록하고, 머릿속에 기억하고, 또 상상한다.
도구를 수집한 다음에는 그 도구와의 교감을 통해 도구에 쌓인 인간의 흔적을 더듬어 나간다.
나는 이런 기억과 기록, 상상과 느낌들을 불러내어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기존의 작업방식에서 약간의 방향 전환을 시도해 보았다.
전통적 조각기법과 오브제의 활용뿐만 아니라 설치미술, 키네틱아트 등을 활용하여 표현의 형식을 다양화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도구와 노동’을 넘어서 ‘인간과 도구’ 그리고 ‘삶과 죽임’라는 조금 더 포괄적인 주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