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임뉴스 박찬식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글로벌 대학들과 잇따른 협력 약속을 이끌어내며 ‘제주 런케이션(Learn+Vacation)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12일 글로벌 교육혁신 고등교육 네트워크 포럼 참석 차 방문한 일본 도쿠시마대학,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과 프린스턴대학, 경희대학교 관계자들과 연이은 면담을 통해 글로벌 교육․연구 연계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제주의 자연환경과 산업 생태계를 활용한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인재를 유치하고,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면담에서 제주의 핵심 산업인 에너지, 모빌리티, 인공지능 분야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구상을 밝혔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이 20%를 넘었고, 203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에너지 분야 교육·연구의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관광객 유치가 아니라, 제주도 자체가 학교로서 국민들에게 무엇을 배움의 기회로 줄 것인가로 관점을 바꾸면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오영훈 지사는 교육과 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후쿠이 기요시 도쿠시마대학 총장정책자문역은 “도쿠시마대학은 의학, 광학, 인공지능(AI)·데이터 사이언스 분야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제주와 연계한 공동연구를 통해 젊은 연구자 육성에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우정은 애리조나주립대학 교수는 “애리조나주립대학이 지역 산업화의 중심 역할을 한 결과, 지난 4년간 개인자본 1,000억 달러가 유입됐다”며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정복철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은 “대학들이 그동안 지역사회와 단절된 측면이 있었으나, 이제는 지역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경희대의 사회혁신스쿨 프로그램을 제주와 지속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이들 대학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역 학생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관련 기업과 연계한 인턴십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단순히 외부 학생들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학생들이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며 “1년 정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도의 이러한 구상은 지역의 인재 유출을 막고, 관광산업에 치중된 제주 경제의 다각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특히 도쿠시마대학의 지역핵심 및 특색있는 연구대학(J-PEAKS) 프로그램, 경희대학교의 사회혁신스쿨, 프린스턴대학의 인턴십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제주만의 특화된 교육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오 지사는 “제주의 런케이션을 비롯한 도쿠시마 대학의 J-PEAKS, 경희대학교의 사회혁신스쿨, 프린스턴대학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대학 간 교류활동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대학별로 추진 중인 교류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들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주도의 런케이션 프로그램은 학습과 여가를 결합한 개념으로, 이미 경희대, 성균관대, 중앙대, 세종대, 동국대 등 국내 명문대학뿐 아니라 프린스턴대학과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프린스턴대학은 올해 6월 학생들의 제주 방문을 앞두고 있다. 최호중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제주 자체가 명품이고 차별성이 있어 국제 교류의 최적지”라고 평가했다.
제주도는 이번 면담을 계기로 각 대학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제주 런케이션 플랫폼’을 국제적 수준의 교육·연구 허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오 지사는 “제주의 자연환경, 에너지, 역사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 지역 산업 역량 강화와 인재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