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직장운동부의 전 운동처방사 안주현씨(46)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윤)는 22일 유사 강간, 의료법 위반, 사기,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16일 안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숨진 최 선수에 대한 폭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안씨는 경주시청팀에서 소위 '팀닥터'로 불린 인물이다.
선수 폭행과 폭언, 강제 추행은 물론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하고 치료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의사 자격이 없음에도 고 최숙현 선수 등을 상대로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한 점과 그 대가로 선수들로부터 총 2억6000여만원을 받은 점, 20대 초반의 여성 선수 9명의 가슴 등을 만져 추행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추행과 가혹 행위가 결국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을 초래했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과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씨는 2019년 최 선수 등과 함께 간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폭언을 퍼붓고 폭행하는 소리가 담긴 녹취가 공개되면서 최 선수 사망사건의 주요 인물로 지목됐다.
판결 결과에 대해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 등 유족과 동료 선수 등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최씨는 "숙현이가 세상을 등지면서 운동선수에 대한 가혹 행위를 자신의 몸으로 증명했다. 앞으로 이런 가혹행위가 절대로 자행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료 선수 정모씨(25) 역시 "형량이 너무 적다"고 했다.
정 선수의 어머니는 "10년 구형 받고, 8년 선고 받은 안주현보다 장윤정(고 최숙현 선수와 같이 운동한 선배 선수)이 더 나쁘다. 장윤정은 5형 구형 받았는데, 안주현이 8년 선고 받았으면 장윤정은 형량이 더 적게 나올 것 아니냐.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 측은 변호사와 상의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는 안씨, 김규봉(43·구속 기소) 전 감독, 장윤정 선수 등으로부터 당한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하고 지난해 6월26일 0시27분쯤 사회관계서비스망 메신저를 통해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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